
속초 바다
채재순
영랑호를 둥그렇게 걸어서
영금정 앞바다 도착할 무렵
해는 비로소 씻은 낯으로 떠오른다
동명항 그물에선 기쁨의 물결 파닥이고
수복탑 모자상 그늘이 사라지는 건 이때쯤
보름달은 외옹치 바다로 와
은빛 파도가 되고
늦은 저녁 식사 후 발바닥 주무르는 이들의
가슴으로 파고드는 날이면
단잠에 들게 되는 속초
새벽이면 한 무리의 갈매기들이
뱃고동 소리에 맞춰
어둠자락 물고
수평선 쪽으로 날아간다는 걸
속초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있다
채재순
- 1994년 <월간 시문학>으로 등단
- 시집‘그 끝에서 시작되는 길’, ‘나비, 봄 들녘을 날아가다’, ‘바람의 독서’, ‘복사꽃 소금’
- 2013 강원문학작가상 수상
- 한국문인협회, 한국시인협회, 설악문우회 , 물소리시낭송회회원으로 활동
출처 : 「속초예술」VOL.2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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